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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타이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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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시절에 저는 완전히 공산주의자가 되었습니다. 대학 1학년 시절부터 시작해서 그 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모든 지식이 이제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. 공산주의 이론은 인간의 역사, 정치, 경제, 문화를 모두 통합하는 이론으로서 이것으로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. 신문을 읽으면 모든 것이 다 이해되고 설명이 됩니다. 이론이 주는 힘은 내가 세상의 가장 높은 산의 꼭대기에 서서 내 발 아래에 있는 온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데, 그것이 주는 기쁨은 말로 설명이 불가합니다.
내가 드디어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고 확신하는 순간 그것은 엄청난 자신감을 주고, 한 평생 직업적 혁명가로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줍니다. 지금 생각하면 이것은 종교적 개종과 매우 유사한 경험입니다. 종교사회학에서 이것을 정치적 개종(political conversion)이라고 부르는 데, 공산주의 이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종교적 개종보다 훨씬 더 강력한 변화를 사람 안에 일으킬 수 있습니다. 공산주의 이념은 그런 면에서 매우 강력한 종교적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.
제가 얼마나 마르크스의 책에 미쳐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는,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. 하루는 자본론을 읽고 토론하는데 아무리 읽고 노력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었습니다. 도대체 마르크스가 무슨 뜻으로 이 말을 한 것인지 설명이 안 되어서 해결하지 못하고 지나갔는데, 그 날 점심을 먹고 1시간 낮잠을 자는 시간에 꿈에 칼 마르크스가 나타나서 그 문장들의 뜻을 저에게 상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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